[코인준 = 김지수 기자] 한국은행은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외환보유액 편입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기로 결정한 이후, 국내 정치권에서도 비트코인 편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으나, 한국은행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국은행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해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16일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이 비트코인에 대한 직접적인 공식 입장을 밝힌 최초의 사례이다. 한은은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을 문제로 지적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거래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초 약 1억 6,000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억 1,000만 원 대로 하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보유액 산정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이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액에 포함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필요할 때 즉시 사용 가능해야 하며, 유동성과 시장성을 가져야 하므로 현재 비트코인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한은은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비트코인을 민·형사 몰수 절차의 일환으로 압수한 것일 뿐 외환보유액 편입에는 명확한 목적이 없다고 평가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비트코인 편입에 대해 부정적이다. 체코와 브라질을 제외한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 중앙은행, 일본 정부 등은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과 달리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여 설계되었으며, 주로 미 국채를 담보로 활용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태수 KAIST 초빙 교수는 IMF가 스테이블코인을 외환보유액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향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