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준 = 김지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50여 일이 지난 시점,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이 무려 1,00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잃었다고 한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2조7,100억 달러(약 3,929조 원)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당시 3조5,300억 달러(5,065조 원)에서 1,100조 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이러한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1월 21일 19,756.78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10% 하락한 17,648.45로 마감되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6,049.24에서 5,599.30으로 7% 감소했다.
암호화폐는 높은 변동성을 반영하며 더욱 큰 하락폭을 보였다. 취임일 이후 비트코인은 10만1,083달러에서 8만3,000달러로 17% 넘게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40%, 솔라나는 50%, 엑스알피는 24%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대선 최대 수혜주로 평가 받던 도지코인도 52% 이상 떨어졌다.
김민승 코빗 연구센터장은 “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화하면서 각국과의 관세전쟁이 시작되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 변동성 지수(BVOL24H)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7.68까지 치솟았고, 과거 테라·루나 사태 때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온체인 분석 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유량 1위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총 24만6,876개를 평균 9만4,035달러에 매수했으나 현재 약 30억 달러(4조3,500억 원)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 중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비트코인의 최근 하락세는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가 아닌 위험자산 시장 전반의 침체와 관련이 있다”고 언급하며, 가격 회복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등의 조치와 맞물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